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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오페라의 유령 월드투어 내한공연(4/15~5/10)

by YU_MIN 2020. 4. 20.

 

 

  오페라의 유령이라는 작품을 처음으로 접했던 것은 2004년에 개봉된 영화 버전을 통해서였다. 이 작품의 어떤 면이 그렇게 마음에 든 건지 구체적으로 설명할 수는 없었지만 모든 러브 스토리가 입맞춤으로 사랑을 확인하고 결혼하여 아이를 낳는다는 해피엔딩으로 끝나는 것에 익숙해져있던 당시의 나에게는 비극적이고 여운 남는 엔딩 자체가 꽤나 충격적이었던 걸로 기억한다. 그래서 두 번, 세 번, 네 번이고 다시 봤다. 내용을 뻔히 아는 작품을 몇 번이고 다시 본 것은 이 작품이 처음이었다.

 

 

 

 

  그렇게 몇 년이 지나고 오페라의 유령 내한 공연에 가게 되었다. 부담스러운 티켓 가격에도 불구하고 이런 좋은 기회는 놓치면 안 된다는 어머니의 강력한 주장 덕분에 무대가 훤히 잘 보이는 VIP석에서 공연을 볼 수 있었다. 공연을 보기 전까지는 기가 막힌 티켓 가격에(우리 가족들 다 함께 공연을 보러 갔더니 100만원이 훌쩍 넘는 가격이 나왔다.) 괜한 사치를 부리는 건 아닌지, 어차피 영화로 몇 번이나 봐서 뻔히 아는 내용을 굳이 보는 게 의미가 있는지 의심스러웠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막상 공연을 보러 가서는 공연 시작부터 공연이 끝날 때까지 맞잡은 양손을 도무지 놓을 수가 없었다. 

 

노래나 스토리를 알고 말고 하는 사소한 것은 중요하지 않았다. 살아 움직이는 배우들의 육성으로 듣는 노래들과 압도적인 연출력에 잘 버무려져서 쏟아지는 캐릭터들의 감정과 비현실적 감각에 정신을 붙잡고 있는 것만으로도 힘겨웠다.

 

 

 

 

 

 

  이번 기회에 25주년 공연의 실황 영상을 보며 다시금 그 벅차오르는 감정을 느꼈다. 세월이 지났고 내 사고방식도 어릴 때에 비해 많이 자랐지만 무대 자체에 압도되는 그 감각 자체는 변함없었다. 객석에서는 자세히 보이지 않는 배우들의 섬세한 표정과 손꼽히는 배우들이 이끌어가는 무대는 완벽하다는 말만으로도 부족했다.

 

  아마 이번 기회를 통해 오페라의 유령을 처음으로 접하게 된 사람이 있다면, 그리고 지금 내한 공연이 예정되어 있는 뮤지컬의 티켓 예매를 고민하는 사람이 있다면 이번 기회를 절대 놓치지 말라고 말해주고 싶다. 실황과는 다르고 영화와는 또 다른 뮤지컬의 현장감을 생생하게 경험하는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관람을 망설이게 만드는 티켓 가격이 절대 아깝지 않을, 그 가격 이상의 무대를 경험하고 오게 될 것이라고 감히 단언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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