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맘마미아!2
01: 도나의 빛나는 젊은 시절
도나의 사후 소피가 엄마의 뜻을 이어받아 호텔을 단장하고 대규모의 파티 준비를 하는 ‘현재’와 대학을 막 졸업한 어린 도나가 방황하며 꿈을 찾아 떠나는 ‘과거’ 두 시간대가 번갈아가며 영화가 진행된다. 1편에서와 같이 맘마미아의 트레이드 마크와도 같은 노래와 이국적인 화면도 좋았고 배역도, 아역도 좋았다.
옥스퍼드 대학을 수석으로 졸업할 정도로 재능이 있고 밝고 긍정적이며 꿈을 찾아 무턱대고 떠나는 모습에서는 행동력마저 돋보인다. 졸업 후 도나는 꿈을 찾아 막연한 목적지를 향해 떠났다. 그 과정에서 훗날 소피의 세 아빠가 되는 사람들을 만나고 먼 미래를 꿈꾸기도 하며 실연의 아픔도 겪는다.
이런 젊고 잠재력 있는 도나의 여행길의 끝이 미혼모가 되어 낯선 섬에서 아이를 키우기 위해 ‘엄마’가 되는 것이었다는 점이 안타까웠다. 고전적으로 이어져오는 ‘엄마’로서의 가치에 묻혀 빛을 발하지도 못하고 사라져버린 어린 도나의 모든 가능성이 아까웠다. 특히나 현재 시간대에서 세 아빠가 모두 사회적으로 성공을 거두었다는 점과 더 대비되기도 하였다.
꿈을 찾아 방황하는 20대의 모습은 현재를 살아가는 나에게도 충분히 와 닿는 설정이다. 낯선 곳을 방황하고 찰나의 열정을 불태우고, 아직은 젊다는 패기에 무턱대고 흥에 겨워 춤추고 노래하고. 무수한 가능성을 보유한 젊은이로서 충분히 보일 수 있는 모습이었고 찰나의 순간인 만큼 더욱 아름다웠다. 그러나 아무리 좋은 노래와 춤으로 미화하여 나타낸다 한들 도저히 그들이 미화하는 고전적 가치에는 공감할 수가 없다. 아이를 위해 모든 선택지를 버린 엄마의 선택을 숭상하고, 그러한 삶을 아름다운 것으로 포장하는 데에 동원된 ‘감동’이라는 코드과 온갖 기술력을 보며 지금까지 고전적 가치들이 어떤 방식으로 답습되어 왔을지 짐작하게 되었다.
다만 아무리 아쉽고 아깝다고 해서 기존 선택을 따른 그녀들을 비난할 자격이 내게 생기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항상 염두에 두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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